이번 글에서는 금리에 따른 성장주와 가치주의 이야기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흔히 금리가 인상되면 성장주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또 반대급부로 그렇기에 가치주가 각광받는다고도 말한다. 과연 금리와 성장주 그리고 가치주는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먼저 가치주와 성장주의 특징에 대하여 정리해보자. 가치주는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산이 많고 그것 대비해서 저평가를 받고 있는 주식 그렇지만 성장성 측면에서는 다소 완숙한 사업분야에 소속되어 있기에 한계가 있는 기업으로 인식할 수 있다. 성장주는 어떠한가 지금은 가지고 있는 자산이 부족할지라도 잠재적인 성장성이 큰 기업을 성장주라고 인식할 수 있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는 항상 존재하나, 일반적인 인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가치주: 잠재 성장성 다소 낮음, 자산 많음, 완숙한 사업분야
2. 성장주: 잠재 성장성 매우 높음, 자산 적음, 성장성 사업분야
그렇다면 성장주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보자. 성장주가 예상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한 투자는 업종에 따라 인력에 대한 투자가 될 수도 있고, 설비에 대한 투자가 될 수도 있으며, 둘 다 해당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한다. 투자는 돈이 필요하고, 어느 기업도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돈만을 활용해서 운영하지는 않는다. 회사채가 되었든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이 되었든 돈을 빌려서 운영 및 투자에 활용하게 된다. 금리가 높아지면 빌린 돈에 대한 이자가 커지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성장형 기업의 경우 이러한 이자의 부담은 투자의 감소나 지연이라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 또한, 투자의 감소나 지연은 성장형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낮추는 결과를 야기한다.
가치주는 어떠한가? 가치주는 일반적으로 이미 많은 자본을 가지고 있다. 설비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며, 완숙한 사업분야에서 어느 정도 안정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설령 투자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사내에 보유한 자산을 활용하여 성장형 기업이 경험할 수 있는 엄청난 이자에 대한 부담에서 다소 자유로울 수 있다.
위에 언급한 부분은 기업의 성장이라는 기업 자체에 초점을 맞춘 부분에서의 이야기이다. 다음으로는 기업의 평가라는 측면에서 금리가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자. 기업을 평가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알려진 Discounted Cash Flow(DCF)를 생각해보자. 해당 평가방법을 직역해보자면 할인된 현금 흐름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좀 더 살을 붙여보자면, 미래에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여 해당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 DCF이다. 그렇다면 미래에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을 현재가치로 환산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단순한 예를 생각해보자. 과거 1980년대에는 짜장면을 500원에 먹을 수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지금은 짜장면을 먹는데 5,000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해보자. 짜장면이라는 동일한 대상을 구매하기 위해서 과거에 500원이 필요했고 지금은 5,000원이 필요하다면, 현재의 5천 원의 가치가 1980년대의 500원의 가치와 동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만일 금리가 올라서 짜장면의 가격이 5천 원이 아닌 만원이 된다면 어떨까? 현재의 만원이 1980년대의 500원과 동일한 가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금리가 올라 미래 현금의 가치가 낮아진다면, 현재보다는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에 대하여 높은 평가를 받는 성장형 기업의 가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래의 예를 통해 이를 좀 더 직접적으로 이해해보자. 아래의 예시는 약식으로 DCF의 개념을 나타낸 것으로 미래 5년에 대해서만 분석한다고 가정하였다. 아울러, 금리와 물가상승률은 엄밀히 다른 개념이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금리=물가상승률로 작성하였음을 밝힌다.
1. 낮은 금리(물가상승률)(1%)
- 기업 A: 자산 5천억, 매출 1천억, 매년 매출 3% 증가
> 기업가치: 1000+1019+1039+1060+1081+1103 = 6302억
단위[억] | 2022 | 2023 | 2024 | 2025 | 2026 | 2027 |
매출액 | 1000 | 1030 | 1060 | 1092 | 1125 | 1159 |
매출 현재가치 | 1000 | 1019 | 1039 | 1060 | 1081 | 1103 |
- 기업 B: 자산 5백억, 매출 5백억, 매년 매출 50% 증가
> 기업가치: 500+742+1102+1637+2432+3612 = 1조 25억
단위[억] | 2022 | 2023 | 2024 | 2025 | 2026 | 2027 |
매출액 | 500 | 750 | 1125 | 1687 | 2531 | 3796 |
매출 현재가치 | 500 | 742 | 1102 | 1637 | 2432 | 3612 |
2. 높은 금리(물가상승률)(20%)
- 기업 A: 자산 5천억, 매출 1천억, 매년 매출 3% 증가
> 기업가치: 1000+858+736+632+542+465 = 4233억
단위[억] | 2022 | 2023 | 2024 | 2025 | 2026 | 2027 |
매출액 | 1000 | 1030 | 1060 | 1092 | 1125 | 1159 |
매출 현재가치 | 1000 | 858 | 736 | 632 | 542 | 465 |
- 기업 B: 자산 5백억, 매출 5백억, 금리인상으로 인한 투자 감소로 매년 매출 20% 증가
> 기업가치: 500+500+500+500+500+500 = 3000억
단위[억] | 2022 | 2023 | 2024 | 2025 | 2026 | 2027 |
매출액 | 500 | 750 | 1125 | 1687 | 2531 | 3796 |
매출 현재가치 | 500 | 500 | 500 | 500 | 500 | 500 |
위에서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금리가 낮은 경우, 성장형 기업(B)은 높은 성장률로 인하여 당분간 가치형 기업(A) 보다 낮은 매출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약 두배 가량의 높은 가치를 평가받았다. 반면, 높은 금리를 가지는 시기에는 투자 감소로 인한 성장률 둔화에도 매년 20%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현재가치로 치환하는 경우 약 3000억의 기업가치를 보이며, 저금리 시점의 기업가치와 비교하여 약 70%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가치형 기업(A)은 저금리 시점에서는 성장형 기업보다 더 매력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하였으나, 고금리 시점에서는 성장형 기업(B)과 비교하여 약 32%의 더 낮은 기업가치 하락을 보였다. 물론 고금리로 가정한 금리 자체가 20%로 터무니없는 가정이나, 금리 인상에 따른 가치주와 성장주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보여주었으리라 판단된다.
요약하자면, 금리가 오르면 투자 감소나 지연으로 성장형 기업의 성장 속도가 줄어드는 것뿐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에서도 현재로 환산한 미래의 현금가치가 낮아져 성장형 기업의 기업가치가 감소한다는 점이며, 이러한 이유가 근래에 성장주의 시대는 끝났다, 가치주의 시대다라고 이야기되는 배경이다.
'주식공부 > 주식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 추세추종 vs. 평균회귀 (0) | 2022.11.10 |
---|---|
4. 안전마진이란 무엇일까? (0) | 2022.11.08 |
3. 장기투자의 허와 실 (0) | 2022.11.01 |
1. 집중투자 vs. 분산투자 (0) | 2022.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