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공부/벨류에이션

1. 벨류에이션(Valuation): PER

정봉봉 2022. 8. 11.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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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먼저 들었을 법한 용어는 PER과 PBR이다. 실제 그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있을지언정 가장 직관적이고 활용성이 높은 지표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이번 글에서는 기업의 벨류에이션 방법 중 첫째로 PER에 대하여 작성해보고자 한다.

 

PER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PER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PER은 Price Earning Ratio로 직역하자면 가격 수익 비율이다. 여기서 가격은 시가총액을 의미하며, 수익은 순이익을 의미한다. 또는 달리 말하면 주가와 주당순이익의 비율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로 이해해보면 어떤 기업 A의 시가총액이 1,000억이고, 순이익이 100억 발생하였다면 기업 A의 PER은 1,000/100=10이 된다. 

 

당연하게도 PER이 작다는 것의 의미는 'PER=시가총액/순이익'의 공식을 생각할 때, 시가총액이 작거나 순이익이 크다는 의미이다. 즉, 그게 어느 방향이든 해당 회사가 버는 돈(순이익)에 비하여 시가총액이 낮다는 의미로 소위 저평가되어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다음 단계로 PER이 낮을수록 저평가되었다는 것은 알겠으나 그럼 기준이 무엇일까? PER 20은 비싼가? 15는? 10은? 일반적으로 PER이 10보다 낮으면 저평가되어 있다고 고려한다. 그럼 PER 10이라는 기준은 어떻게 도출된 것일까?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나 근거는 없으나 안전자산인 채권의 평균 기대수익률이 5%이므로 주식의 변동성을 감안할 때 두 배인 10%는 받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PER 10은 되어야(기대수익률이 10% 이상은 되어야) 주식을 투자하는 의미가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더불어 PER과 기대수익률의 관계를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위에서 이미 언급한 것처럼 매년 100억 원을 벌어들이는 기업 A를 1,000억에 샀다고(PER 10에 샀다고) 가정할 때, 내가 지불한 돈은 1,000억 원이고 그 대가로 매년 100억 원을 벌어들인다. 즉, 투입된 돈은 1,000억 원이고 그 대가로 매년 100억 원을 벌 수 있으니 수익률은 10%로 볼 수 있다. 이를 쉽게 수식화 하자면 PER의 역수에 100을 곱한 것이 기대수익률이다. 가령 PER이 5라면, 1/5 × 100=20%가 기대수익률이고 마찬가지로 PER이 100이라면, 수익률은 1/100 × 100=1%이다. 이러한 이유로 고 PER 주식은 기대수익률이 낮아 투자 위험이 높다고 말하는 것이다.

 

또한, PER에서 E 즉 Earning이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아닌 순이익이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앞서 재무제표를 공부하면서 '순이익=매출액-매출원가-판관비+기타 수익-기타 비용'임을 확인하였다. 만일 특정 기업의 영업이익(매출액-매출원가-판관비)이 아주 작은 경우를 가정해보자. 특정 기업 B는 급격한 매출원가 및 판관비의 증가로 겨우 1억의 영업이익이 발생하였다. 해당 영업이익을 확인하고 기업 B의 CEO는 기업의 재무상황이 매우 걱정이 되었고, 이에 공장을 팔기로 결정하였다. 해당 공장은 시가로 1,000억 원의 가치로 평가되었고, 실제 해당 금액으로 판매가 완료되었다. 이 경우, 기타 수익 1,000억 원의 발생으로 순이익은 무려 1,001억 원이 된다. 만일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이 1,000억 원이었다면, 공장을 매각하지 않았을 경우 PER은 1,000억 원/1억 원 = 1,000이었지만, 공장을 매각하였을 경우 PER은 1,000억 원/1,001억 원 = 약 1을 갖는다. 즉, 기업의 가치는 동일하고 심지어 공장까지 팔아버렸지만, PER은 1로 매우 매우 저평가되었다는 결론을 잘못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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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위의 예에서 말하고 싶은 부분은 순이익이란 단발성 매출이 포함되므로, 단순히 PER만 보고 특정 기업이 싸다 비싸다를 판단하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해당 기업의 순이익 중에서 일회성 수익을 제외하고 연속성을 갖는 것으로 판단되는 금액만을 반영하는 것이 더 타당한 PER 계산법 일 수 있다. 

 

또한 PER은 상대성이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아래와 같은 경우를 상정해보자. 단순 PER만 본다면, 기업 C와 D는 유사한 수준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직관적으로 보더라도 기업 C는 대기업에 매출이 천억 원을 달성한 탄탄한 회사일 가능성이 높고, 기업 D는 중소기업에 시가총액도 낮으며 매출도 안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

 

1. 기업 C: 시가총액 1조, 순이익 1천억, PER 10

2. 기업 D: 시가총액 500억, 순이익 50억, PER 10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아래의 두 기업 E와 F는 각각 PER 4와 5를 가지고 있어, 기업을 개별로 평가할 때는 매우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만일 두 기업이 동종 업계에 종사하고 있으며, 두 기업을 포함한 해당 업계의 모든 기업이 PER 4~5를 가진다면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해당 업계의 모든 기업이 저평가되어 무엇을 사더라도 성공적인 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을까? 그게 아니라면 해당 기업이 전체적으로 소외되거나 저평가될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1. 기업 E: 시가총액 8천억, 순이익 2천억, PER 4

2. 기업 F: 시가총액 1조, 순이익 2천억, PER 5

 

이처럼 PER은 그 자체로써 명확한 기준을 제공한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상대적인 지표로 특정 기업의 가치를 가늠하고자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PER=시가총액/순이익'을 기억하기보다는 내포된 의미와 활용 시 장단점에 대하여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PER만큼이나 널리 알려진 지표인 PBR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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