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공부/벨류에이션

2. 벨류에이션(Valuation): PBR

정봉봉 2022. 8. 1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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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PER과 더불어 벨류에이션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 PBR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PBR은 Price Book value Ratio로 직역해보자면 가격과 장부가치의 비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장부가치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부가치란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순자산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PBR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또는 PBR을 기준으로 싸다 혹은 비싸다를 판단할 수 있을까? 먼저 장부가치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보자. 장부가치는 앞서 기술한 것처럼,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순자산이다. 이는 해당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수 자산을 의미하며, 그렇기에 무형적인 혹은 정성적인 가치는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상당히 보수적인 평가기법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소위 고전적인 가치투자의 기법들을 살펴볼 때, 종종 PBR 1보다 낮으면 싼 주식이라는 내용이 기술되기도 한다. 마치 PER 10 이하의 주식이 싸다와 같은 맥락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왜 PBR 1보다 낮으면 싼 주식이라는 명제가 성립할 수 있는 걸까? PBR 1이라는 것을 풀어서 써보면 "해당 기업의 자산에서 부채를 다 빼고 남은 순수한 자산이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과 같다"가 될 것이다. 가령 기업 A의 총자산이 1,200억이고, 부채가 300억이며, 시가총액이 900억이라는 가정을 해보자. 해당 기업의 순자산은 1,200억에서 300억을 뺀 900억 원이 될 것이며, 이는 시가총액과 동일하기에 PBR 1이 된다. 그렇다면, 만일 해당 기업의 총자산이 1,500억이라면 어떨까? 이 경우 순자산은 1,500억에서 300억을 뺀 1,200억 원이 될 것이며, 시가총액이 900억 원이므로 PBR은 900억/1,200억 = 0.75가 될 것이다. 약간의 비약이 있을 수 있으나 직관적으로 해석해보자면, 900억 원을 주고 기업 A를 매수한 뒤 해당 기업의 모든 자산을 판다면 1,200억 원을 벌 수 있으므로, 300억 원의 차익이 남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PBR 1 이하는 싸다는 표현을 쓴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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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위에서 명시한 것처럼 PBR 1 이하의 주식을 사면 무조건 이익이 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다. 먼저, 위와 같은 소위 '청산가치'는 실제 그 기업을 모두 사서 청산시킬 수 있는 경우에 성립 가능한 것으로 일반 투자자는 꿈도 꾸기 어렵다. 둘째, 이른바 싼 데는 싼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해당 기업의 PBR이 1 이하임에도 장기간 그러한 상태가 유지되는 경우라면, 해당 기업이 속한 비즈니스가 사양산업이라거나 혹은 순자산에 포함된 재고자산 등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폭락할 수 있는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PBR은 정량적인 평가기법으로 정성적인 기업의 평가요소를 반영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세 번째 항목은 매우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추가적으로 예시와 함께 설명해보겠다. 가령 기업 B의 순자산가치는 1,000억 원인데, 시가총액이 1,500억 원으로 PBR이 1.5인 경우를 생각해보자. 사람들은 왜 자산을 다 팔아도 1,0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는 회사를 대상으로 1,500억 원의 가치(시가총액)를 매기는 걸까? 또는 다른 예를 들어서, 사람들은 분양가가 5억 인 아파트를 어떠한 이유로 매매가 10억 원 이상을 주고 구입하는 걸까? 간단히 생각해보면, 내가 지불한 금액보다 더 가치(가격)가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처럼 순자산 가치를 초과하는 시가총액은 일종의 기대치나 프리미엄으로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또 다른 예로,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 C를 보자. 기업 C는 사옥도 없이 임대로 사무실을 마련하여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해당 기업의 유형적 자산이라고는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컴퓨터와 서버 몇 대가 전부라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해당 기업은 게임 개발 능력이 워낙에 출중해서 발매하는 게임마다 소위 대박이 난다고 가정해보자. 우리가 PBR이라는 정량적 기준으로만 기업 C를 평가한다면, 순자산의 가치가 낮은 C이기에 PBR이 과도하게 계산될 가능성이 높고, 그러한 이유로 우리가 C란 기업에 투자할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PBR은 정량적인 평가기법이나, 절대적인 평가기법이 될 수는 없다. 그렇기에 PBR이 1을 넘어간다면, 초과하는 이유에 대하여 분석해보고 그러한 초과분이 납득할만한 것인지를 고민 또는 판단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가령,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PBR 3을 가진다면 순자산가치 대비 3배의 평가를 받지만 해당 기업 소속 연예인의 무형적 가치를 고려할 때 그 정도는 납득할만하다라던가, 반도체 제작업체의 PBR이 1.5를 받는 경우 전방산업의 수요가 급증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지금 과평가를 받고 있음을 결론 내리고 투자대상에서 제외한다던가 등의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PBR도 PER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활용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 그렇기에 복합적으로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의 함양이 필요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다들 친숙한 벨류에이션 지표 중 하나인 ROE에 대하여 작성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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