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공부/벨류에이션

3. 벨류에이션(Valuation): ROE

정봉봉 2022. 8. 18.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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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익숙한 지표 중 하나인 ROE에 대하여 알아보자. 엄밀히 말하면 ROE는 앞서 정리해본 PER 및 PBR과는 다르게 주식의 가격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지표다. ROE 자체가 Return on Equity의 약어로 직역하자면 자본에 대한 리턴 즉, '자본으로 얼마를 벌었느냐'의 의미이다. 그렇기에 '자본'과 '얼마를 벌었냐'에 대한 지표이지 싸다 비싸다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다만, 기업의 가치를 분석함에 있어 '성장성'이라는 요소가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실제 해당 기업의 성장성에 따라 가치를 조정하기도 하므로, 큰 틀에서는 기업의 벨류에이션을 위한 지표 중 하나로 고려하여도 무방할 것이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ROE에 대하여 알아보자.

 

ROE = (순이익 / 자본) × 100 [%]

 

앞서 이미 기술한 것처럼 ROE는 '내가 투입한 자본으로 얼마를 벌었는가'로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수식으로 나타내 보면 "ROE = 순이익/자본 × 100"이 될 것이다. 우선, 본격적으로 해당 지표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하여 논의하기 전에 ROE가 가지는 한계점을 먼저 정리해보자.

 

첫째, 당기순이익은 회사의 상황을 직관적으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앞서 PER을 정리하면서 이미 유사한 예를 들었던 것처럼 영세한 기업 A를 가정해보자. 해당 기업은 매출액이 10억이고, 매출원가가 9억이다. 하지만 판관비가 2억 가량 소요되어 실제 -1억 원의 순이익이 발생하였다. 위기를 느낀 기업 A의 대표는 회사의 유형자산을 100억 원가량 매각하였고, 이에 순이익은 +99억 원이 되었다. 만일 기업 A의 자본이 10억이었다고 가정한다면, 해당 기업의 ROE는 유형자산 매각 전후에 따라 아래와 같이 계산될 수 있다. 즉, 회사의 상황을 좀 더 직관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아닌 순이익을 기준으로 하기에 일시적인 순이익의 증감에 따라 회사의 본질가치를 적절하게 나타내지 못할 수 있다.

1. 유형자산 매각 전: ROE = 순이익 -1억/자본 10억 × 100 = -10%

2. 유형자산 매각 후: ROE = 순이익 99억/자본 10억 × 100 = 99%

 

2022.08.11 - [주식공부] - 16. 벨류에이션(Valuation): PER

 

16. 벨류에이션(Valuation): PER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먼저 들었을 법한 용어는 PER과 PBR이다. 실제 그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있을지언정 가장 직관적이고 활용성이 높은 지표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이번 글에서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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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회사의 자본운영 방식에 따라 ROE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래의 두 회사를 살펴보자.

1. 기업 B: 매출액 100억, 매출원가 80억, 판관비 10억, 순이익 10억 / 자산 100억(자본 80억, 부채 20억)

2. 기업 C: 매출액 100억, 매출원가 80억, 판관비 10억, 순이익 10억 / 자산 100억(자본 20억, 부채 80억)

 

위의 기업 B와 C는 나머지 조건은 모두 동일하고 자산의 크기도 동일하지만 자본과 부채의 비율만 다르다. 그럼 위 두 기업의 ROE를 계산해보자. 실제 동일 순이익과 동일 자산규모를 가졌음에도 부채와 자본의 비율에 따라서 아래와 같이 ROE는 4배가량 차이를 가질 수 있다.

1. 기업 B: ROE = 순이익 10억/자본 80억 × 100 = 12.5%

2. 기업 C: ROE = 순이익 10억/자본 20억 × 100 = 50.0%

 

셋째, 회사가 규모를 키워가는 과정을 살펴볼 때 ROE는 자연스레 감소하게 되어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기업 D는 아래와 같이 매년 꾸준하게 순이익 100억 원가량을 벌고 있다. 그리고 순이익으로 발생하는 잉여자금을 자본으로 저금하고 있다. 이 경우, 기업 D는 매년 동일하게 100억 원을 벌어들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의 규모가 점점 커져 2022년 ROE 50%에서 불과 4년 뒤인 2026년 ROE가 16%까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영원히 성장하는 기업은 없다는 뜻이다.

1. 기업 D(2022년): 순이익 100억 / 자본 200억 → ROE = 순이익 100억/자본 200억 × 100 = 50%

2. 기업 D(2023년): 순이익 100억 / 자본 300억 → ROE = 순이익 100억/자본 300억 × 100 = 33%

3. 기업 D(2024년): 순이익 100억 / 자본 400억 → ROE = 순이익 100억/자본 400억 × 100 = 25%

4. 기업 D(2025년): 순이익 100억 / 자본 500억 → ROE = 순이익 100억/자본 500억 × 100 = 20%

5. 기업 D(2026년): 순이익 100억 / 자본 600억 → ROE = 순이익 100억/자본 600억 × 100 =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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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ROE는 회사의 '성장성'을 나타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표이므로, 그 중요도나 활용도가 낮다 할 수는 없으나, 분명 한계가 존재하는 지표이며, 지표 자체를 직관적으로 활용하기보다는 왜 그러한 ROE 지표가 계산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ROE의 지표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결국 ROE는 크게 두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야 한다. 먼저, 급격한 ROE의 변화 등을 토대로 회사의 체질이 개선되었는지를 인식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해 매년 5~10% 사이의 ROE를 가지는 기업이 20%의 ROE를 보였다면, 단순히 일시적인 변화인지 체질개선이나 전방사업의 긍정적 변화로 인한 기업의 턴어라운드 시작점인지를 확인할 기회로 볼 수 있다. 다음은 꾸준한 ROE를 가지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기업 D에서 확인한 것처럼, 기업은 꾸준하게 돈을 벌더라도 ROE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 그렇기에 ROE가 꾸준히 유지된다는 것은 기업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그런 기업을 선별하여 안정적으로 투자를 진행해볼 수 있을 것이다.

 

본 글을 통해서 실제 ROE가 어떤 의미이며, 어떤 한계점을 가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EPS와 BPS에 대해서 작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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